어이없는 소식이 전해졌다. 작년 5월 28일, 신림동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술취한 여성의 뒤를 쫓아서 집까지 들어가려고 했던 30대 남성이 구속되었다. 그런데 이 남성은 딱 1년만인 28일에 석방된다. 석방의 이유는 "형기만료" 이다. 작년 사건 당일, 여성의 원룸까지 뒤따라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리고 현관까지 따라갔다. 그렇지만 집 안까지 따라 들어가는 것은 실패하고 말았다. 당시 법원은 도망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 남성을 구속했다. 그렇지만 재판결과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1심의 판결내용 "주거지에 들어가려고 했다는 것만으로 범죄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공용계단과 복도를 따라 들어갔다는 사실은 주거침입에 해당한다" 면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성범죄에 대한 의심이 들긴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의도만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법조항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지만 우리 법에는 이러한 규정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이 선고되었다. 해당 남성은 재판 당시, 성폭행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면서 술 한 잔 하자는 의도였다고 말했다. 우리 법에 이러한 조항이 없다니 현재로선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정말 말도 안 된다. 술 한 잔 하자고 그렇게 다급하게 쫓아갈 수가 없다. 검찰은 이 판결에 불복해 다시금 상고했다. 그렇지만 항소심에서 받은 1년의 형기가 만료되면서, 28일부터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들어가게 됐다.
정말 이런 판결이 있을 때마다 속상하다. 판사들도 사람이니 알 것이다. 법조항에 없어서 처벌하지 못하지만, 판사이기 전에 사람으로서는 절대 용서하지 못할 처벌해야 마땅한 사건이라는 것을. 왜 우리나라 법에는 이러한 상식 밖의 구멍이 있는걸까? 구하라법의 상속문제도 그렇고 성범죄도 그렇고 왜 항상 상식적이지 못한 법들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이러한 법의 한계점이 약한 사람을 더 나약하게 만드는 것 같다. 법을 악용하기 최적의 조건이다. 정말 나라다운 나라라면 이런 것 부터 하나하나 고치는 섬세함이 있어야할텐데 말이다. 오늘도 전해지는 소식을 보며 많은 생각들이 교차한다. 켕길 게 없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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